차량동역학
1. 개념 및 정의
차량동역학(車輛動力學, vehicle dynamics)이란 자동차의 주행, 제동, 선회 성능과 승차감 및 차체 거동 안전성 등에 대한 역학적 원리와 해석 방법을 제시한다. 더 나아가 차량의 동적 성능과 이를 결정하는 타이어, 구동, 현가, 제동, 조향장치와 관련된 설계인자들과의 상관관계를 규명하는 학문으로 자동차를 설계하는 데 있어서 기초적이고 필수적인 분야이다.
차량동역학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동역학(動力學), 정역학(靜力學), 기계진동(機械振動), 기구학(機構學), 기계설계(機械設計) 등 기계공학의 여러 학문에 대한 포괄적인 지식이 요구된다. 또한 자동차의 고 안전화, 지능화, 전자화 추세에 따라 차량동역학의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다.1)
이러한 차량동역학은 주행조건을 수학적으로 모델링하여 동적 특성과 탑승객의 안전성을 파악하는 데 있어서 필수조건이며 특히 자동차의 특성을 좌우하는 승차감(ride)과 핸들링(handling) 성능은 서스펜션, 조향장치, 타이어 등 섀시시스템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흔히 고속으로 달리는 자동차를 제어하는 기본적인 힘은 사람 손바닥만 한 크기를 가진 타이어와 지면, 즉 네 개의 접촉면에서 발생된다. 실제 도로에서의 차량동역학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타이어에 의해 지면에 발생되는 힘(force)과 모멘트(moment)를 이해하는 것이 필수적이며 넓은 의미에서의 차량동력학은 고무타이어를 장착한 자동차뿐만 아니라 선박, 항공기, 철도 차량 및 무한궤도 차량에 이르기까지 모든 종류의 수송기관을 말한다.
2. 차량동역학의 역사
동역학의 역사는 현대 동역학에 관한 최초의 논문을 작성한 갈릴레오 갈릴레이(Galileo Galilei)로부터 볼 수도 있으나 실질적인 동역학의 기본 식을 정립한 아이작 뉴턴(Issac Newton)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이러한 동역학은 뉴턴의 운동 법칙을 기반으로 한 뉴턴 역학에서 시작하여, 조제프 루이 라그랑주(Joseph-Louis Lagrange)와 윌리엄 로언 해밀턴(William Rowan Hamilton), 레온하르트 오일러(Leonhard Euler) 등에 의해 발전된 역학이며, 20세기 들어서 대표적인 물리학자로는 알베르트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을 들 수 있다.
또한 프레더릭 윌리엄 란체스터(Frederick William Lanchester)는 자동차동역학을 저술한 최초의 기술자들 중 한 사람으로 란체스터는 1908년 한 논문에서 운전자의 손에 작용하는 원심력을 보다 큰 조향각을 향해 밀면 틸러(tiller) 조향장치를 가진 차량은 과대조향(oversteer)을 야기한다는 사실을 관찰했다. 이러한 시미현상은 그 당시에 어느 차량이든 발생하는 공통적인 문제였다.
그 후 1931년에 시험장치인 타이어 동력계의 제작으로 공기 타이어의 역학적 성질의 측정이 가능하게 되었는데, 이것은 차량동력학의 이해를 높이는 데 반드시 필요한 내용이었으며 그 당시에 현재 이론적으로 정립된 많은 기초적인 차량의 선회 특성을 역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란체스터(Lanchester), 올리(Olley), 릭커트(Rieckert)와 슝크(Schunk), 로카르(Rocard), 세겔(Segel) 등의 학자들뿐이었다.
일반적으로 동역학은 운동학(運動學, kinematics)과 운동역학(運動力學, motor mechanics)으로 구분할 수 있다. 운동학은 시간에 따라 물체가 어떠한 운동을 하는지를 다루는 학문이고, 운동역학은 운동과 힘의 관계를 다루는 학문이라 할 수 있다. 또한 힘이 주어질 때 물체의 운동을 알아내는 동역학과는 달리, 운동역학은 정해진 궤적을 따라가기 위해 조인트 등에 가해주어야 할 힘이 얼마인지를 찾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개념은 일반적인 동역학과 반대의 개념이므로 역동역학(inverse dynamics)이라 부르고, 힘에 의한 운동을 해석하는 분야를 순동역학(forward dynamics)이라고 구별하기도 한다.
자동차의 주행에서 동역학 분야의 해석이 요구되는 시스템은 대부분 여러 부품들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다물체(multi-body)시스템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자동차에서의 다물체동역학은 그 시스템의 운동방정식을 세우기도 어렵고 주어진 식을 풀기도 힘들기 때문에 컴퓨터를 이용하여 많은 해석을 수행하고 있다.
3. 차량동역학의 분류
차량동역학의 이론은 노면을 달리는 자동차의 움직임을 다루는 학문이며 자동차의 운동 중 가속, 제동, 승차감, 선회를 포함한다. 또한 자동차의 동적 움직임은 타이어, 중력, 공기역학에 의해 차량에 가해지는 힘으로 결정된다. 특히 차량동역학은 특별한 방향조종이나 트림(trim)에서 어떤 힘이 발생되고, 이러한 힘에 의해 차량이 어떠한 반응을 나타내는가를 판단하기 위해 차량과 그 구성 부품들을 해석하게 된다. 이러한 세부적인 해석 및 실험을 위해 시스템의 정밀한 모델링 방법과 운동을 기술하는 데 사용될 규약 등을 설정하는 것이 필요하며 일반적인 차량동역학에서 다루는 세부적인 분야는 다음과 같다.
1) 가속 성능
가속 성능이란 자동차의 엔진, 변속기, 동력전달장치에 의해 발생되는 구동력을 이용한 단위시간당 속도의 증가율을 말하며 자동차의 진행방향의 최대 가속 성능은 엔진 출력 또는 구동 바퀴의 견인력(牽引力) 중의 하나로 결정된다. 어느 인자가 우세한가는 차량의 속력에 따라 결정되며 저속에서는 타이어 견인력이 중요한 요소인 반면, 고속일 경우에는 엔진 출력에 의해 가속 성능의 한계가 정해진다.
2) 제동 성능
차량동역학 관점에서 제동 성능이란 자동차에 장착되어 있는 제동장치 또는 공기 저항에 의한 제동, 롤 저항, 구동 저항 등에 의하여 자동차 속도가 감속 또는 정지되는 것을 말한다. 또한 타이어와 노면의 마찰력, 경사로의 등판 저항 등이 제동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해석 등도 포함되며 제동 성능의 기초적인 방정식은 뉴턴의 운동 2법칙을 적용하여 구할 수 있다. 이와 같이 감속 또는 정지에 관련한 제동 성능의 해석을 위해서는 차량에 작용하는 모든 힘을 상세하게 분석할 필요가 있다.
3) 주행저항
전체 주행저항은 자동차의 주행 시 발생되는 모든 저항을 말하며 차량 주위의 공기 흐름 및 공기역학적 힘에 대한 공기 저항, 경사로를 등판할 때 발생하는 등판(구배) 저항, 타이어의 공기압과 하중 등에 의하여 발생하는 롤 저항, 횡력, 양력, 요 모멘트 등과 같이 자동차의 주행에 방해가 되는 모든 저항요소를 말한다. 이러한 주행저항의 개선을 위해 차량동역학적으로 실험과 해석을 통하여 최적의 차체 형상과 마찰력의 감소를 위한 새로운 구조 등에 대하여 연구하고 있다.
4) 승차감
자동차는 보통 고속에서 주행하므로 넓은 영역의 진동을 받으며 이들 진동은 촉각, 시각 및 청각에 의해 승객에게 전달된다. 승차감이란 보통 촉각과 시각에 의해 느껴지는 진동을 기준으로 하며 청각이 느끼는 진동은 소음이라 한다.
또한 진동 영역은 주파수에 따라 분류될 수 있으며 승차감은 0~25Hz 범위로 분류되고 소음은 25~20,000Hz의 범위로 분류된다. 25Hz는 보통 청각의 저주파 가청 하한경계이며 대략적으로 자동차에 의해 발생하는 진동수의 상한경계이기도 하다.
자동차는 서로 다른 형태의 진동이 혼합되어 발생하므로 각각의 진동을 구별해 내기가 힘들다. 즉, 저주파수의 진동 속에 소음이 포함되어 있기도 한다.
또한 진동은 자동차의 설계 및 조립상의 품질을 평가하는 중요한 판단기준의 하나이며 진동의 판단은 매우 주관적이므로 자동차의 승차감을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공학적인 방법을 도출하기는 대단히 힘들다.
저주파수의 승차진동은 고무타이어를 사용하는 차량에 대해 공통적인 동적현상이며 이러한 진동이 차량동역학에 있어서 중요한 영역으로 인식되고 있다. 차량은 동적 시스템이지만 가진 입력에 의해서만 진동을 일으키게 되고 이러한 진동은 차량의 진동응답 특성에 의해 차체에 가해지는 진동의 크기와 방향이 결정되며, 최종적으로 승객이 차량의 진동을 인식하게 된다.
5) 현가장치
차량을 동적 시스템으로 취급하기 위해서는 먼저 현가장치의 기본 특성, 즉 차체와 차축의 운동을 알아야 한다. 저주파수에서 스프링 상부 질량인 차체는 일체형으로 운동하며 이것은 강체 운동으로 볼 수 있다. 스프링 하부질량으로서 바퀴를 포함한 차축 역시 강체 운동을 하며 스프링 상부질량에 대해 가진력을 부여하게 된다. 이것 이외에도 차량의 구조적인 진동과 공진 그리고 차량의 진동응답에 따른 많은 설계변수와 작용조건이 고려되어야 한다. 차량동력학에서 중요한 현가장치의 특성은 기구학적 운동특성과 타이어에서 섀시로 전달하는 힘과 모멘트에 대한 응답특성이며 설계과정에서 고려할 또 다른 특성으로는 비용, 중량, 작동 공간, 제작 가능성, 조립의 용이성 등이 있다.
6) 조향장치
조향장치는 운전자의 의도에 따라 전륜을 조향하여 차량의 전체적인 방향 조절을 가능하게 하는 장치이다. 조향장치의 최적화된 설계는 자동차의 조향응답 특성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러나 실제로 얻어지는 조향각도는 현가장치의 기하배치, 조향장치 내의 기하배치 및 반응에 영향을 받으며, 전륜 구동차량의 경우 동력전달계통의 기하배치 및 반응에 따라서도 변경된다.
7) 타이어
주행하는 차량에 가해지는 힘 중에서 공기저항에 의한 힘을 제외하면 차량의 주행을 결정하는 주요한 제어 및 외란의 힘은 타이어와 도로의 접촉면에서 발생한다. 따라서 차량의 회전, 제동, 가속 등의 운동을 결정하는 힘은 사람의 손보다 크지도 않은 타이어와 노면의 접촉면에서 발생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타이어의 운행 상태 및 접촉면에서 발생하는 힘과 모멘트를 이해해야 차량동역학의 기본적인 특성들을 이해할 수 있다.
결국 타이어는 자동차와 도로면 사이에서 발생되는 마찰력을 전달하는 기본기능을 갖는다. 타이어의 주요 역할은 차체를 지지하고 현가장치를 구성하는 요소들과 함께 도로면의 요철로 발생되는 불필요한 진동을 제거하여 승차감을 향상시키며 가속과 감속 성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도록 종 방향 힘을 전달한다.
또한 조향에 따른 방향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횡력을 전달하는 기능도 수행한다.